충담대선사의 소신공양과 한국불교의 희망
목정배
(동국대학교 명예교수. 사단법인 대한불교법사회 이사장)
충효심 가득하신 충담 큰스님
담대한 신앙심은 종단을 껴잡고
대한민국 하나로 통일되기 위하여
종일토록 염불하며 십육관으로 향내 피우네
사사로운 일상들은 하나같이 멸제하여
소원성취 화광삼매 열어 보이고져
신심의 불 높밝혀 밤낮없이 기도하였네
공도리 깨쳐야 보살도 행한다고
양양한 큰 바다에 반야선 띄우고
십지법문 연설하여 중생 깨우쳤소
주는 것이 없으면 받지 않으시며
년년이 익어가는 그 사무량심이
열백번 금강일심으로 마음 맑으면
반열반 홀로서 준비하신 큰스님
대지위에 장작더미 쌓아올려
제단에 불붙여 화중생련 소신공양 하였도다.
필자는 1995년도에 작사를 하나 하였다. 우리나라에서는 사리신앙을 열렬히 하고 있으나, 이 사리에 대한 노래가 없기에 사리신앙을 바르게 하고 모든 불자가 깊은 이해와 심도 깊은 신앙을 하기 위하여 아래와 같이 지어 보았다.
사리여 사리여
하늘의 마음 맑게 닦아
가슴안에 번뇌씻어
하나같이 삼매된
하얀 마음 고운 웃음
그렇게 살아왔고 그렇게 살았으니
사리여 사리여
뜨거운 불길에도
무쇠 녹이는 용광로에도
해맑은 수정알이 되어
오색빛 열롱한 마니구슬로
천년이나 억겁토록
웃음으로 살리라
아~아 생명의 사리여
열반의 구슬이여
이러한 시를 쓰고 난 이후 우연한 일치인지는 알 수 없어도 한국불교계는 신이한 일들이 일어났다. 몇 몇 큰스님이 열반하시었고, 다비장을 한 뒤에 사리 출현이 대단하였다. 그 뒤 사리신앙은 각 사찰에서 열렬히 진행되었다. 그러나 더 기이한 일은 1998년 6월 27일 새벽 호명산 감로사에서 충담대종사가 소신공양으로 열반에 드신 것이다.
충담대종사는 1913년에 출생하시어 1930년 삼각산 승가사에서 박심월 화상을 은계사로 하여 출가하시어 종단창종에 진력하셨고, 1973년에는 호명산 감로사에 높이 49척 미륵대불을 조성하여 수행정진에 일념하셨고, 1992년 호명산 감로사에서 20하안거를 성만하시고 열반직전까지 관무량수경관법을 수행하셨으며, 소신공양하기 10일전에는 종단으로부터 승정으로 추대되신 큰스님이셨다.
스님께서는 항상 무량수불아미타불 무량광불아미타불 염광광불아미타불 환희광불아미타불 등 십이광불을 염송하시며, 삼매의 불을 일으켜 평소 서원하시던 미증유의 소신공양을 감행, 화중생연을 피우시고 육신등공을 하신 것이다.
소신의례의 입적이란 무엇을 의미하는가. 스스로 자신의 몸에 불을 붙여 회신멸지하는 행위를 말한다. 우리들이 수계의식을 할 때 촛심에 불을 당겨 팔뚝을 뜨는 의식이 있다. 잠깐의 순간이지만 굉장한 열도를 느끼게 된다. 찰라의 시겁이지만 뜨거운 열기에 깜짝 놀라게 된다. 그런데 온 몸을 불로서 태운다는 것은 그 서원과 발원이 한마음으로 결응되지 아니하면 불가능한 일이다.
소신이라는 말은 사신(捨身)에 내포되는 것이다. 불교의 경전에는 사신에 대한 법문이 많다. 대반열반경, 금강명경, 법화경, 대지도론 등에는 예화가 많다. 굶주린 호랑이에게 몸을 던지는 것, 가리왕이 그 몸을 할절절지하는 것과 같이 진리를 희원희구하는 열망이 강하면 제몸을 던져서 참다운 진리를 구득하는 것이 보살의 길이라고 많은 경전에서 말씀되고 있다. 경전의 말씀처럼 보통 수행하는 사람이 가능할 것인가 하는 의심이 앞서는 것이 세상의 일이다. 그러나 《법화경》 약왕보살본사품에서는
그때 부처님께서는 수왕화보살에게 말씀하셨다.
“지난 과거 한량없는 항하의 모래수 같은 겁에 부처님이 계셨으니, 이름은 일월정명덕여래⦁응공⦁정변지⦁명행족⦁선서⦁세간해⦁무상사⦁조어장부⦁천인사⦁불세존이었느니라. 그 부처님께는 80억의 많은 보살마하살이 있었으며, 또한 72항하의 모래 같은 수의 성문 대중이 있었으며, 부처님의 수명은 4만 2천 겁이요, 보살의 수명도 또한 같았으며, 그 국토에는 여자와 지옥과 아귀와 축생과 아수라 등과 여러 가지 어려운 일이 없었느니라.
땅은 손바닥처럼 평평하여 유리로 이루어지고 보배나무로 장엄되었으며, 보배 장막을 위에 덮어 보배꽃의 번개를 드리우고, 보배의 병과 향로가 나라에 두루하였으며, 보배로 만든 좌대가 한 나무에 한 개씩 있으니, 그 나무들의 거리는 화살 한 개 사이라. 이 보배나무 아래에는 보살과 성문이 다 앉아 있고, 또 보배의 좌대 위에는 백억이나 되는 여러 천신들의 하늘 음악을 울리고 노래로 부처님을 찬탄하며 공양하였느니라.
그때 그 부처님께서는 일체중생희견보살과 또 다른 보살 대중 그리고 성문의 대중들을 위하여 법화경을 설하셨느니라. 이 일체중생희견보살이 고행을 즐겨 익히고 일월정명덕불의 법 가운데서 정진하고 수행하여 1만 2천년 동안을 일심으로 부처님을 구하더니, 마침내 현일체색신삼매를 얻었느니라. 이 삼매를 얻은 일체중생희견보살은 마음이 크게 환희하여 생각하기를 ‘내가 이 일체색신삼매를 얻은 것은 다 이《법화경》을 들은 힘 때문이니라. 나는 이제 일월정명덕불과《법화경》에 마땅히 공양하리라’하고, 즉시 이 삼매에 들어가 허공 가운데 만다라꽃⦁마하만다라꽃과 가늘고 검은 전단향을 가득하게 구름처럼 내리며, 또는 해차안전단향을 비오듯 내리니, 이 향은 6수가 되는데 그 값은 사바세계와 같느니라.
이러한 공양을 마치고 삼매에서 일어나 스스로 생각하기를 ‘내가 비록 신통력으로 부처님께 공양하였으나, 몸으로써 공양하는 것만 같지 못하리라’하고, 곧 여러 가지 전단⦁훈륙⦁도루바의 향과 필력가⦁침수⦁교향 들을 먹고, 또 1천 2백 년 동안 첨복 등의 꽃향유를 마시며, 또 몸에 바르고 일월정명덕불 앞에서 하늘 보배 옷으로 스스로 몸을 감고 거기에 향유를 부어 적신 뒤 신통력의 발원으로써 몸을 태우니, 그 광명이 80억 항하의 모래 같은 세계를 두루 비추었느니라.”
라고《법화경》에서 소신공양의 공덕을 찬탄하고 있다. 또한,
중국 당나라 때 선승이었던 남악 현태(南岳玄泰) 스님은 임종 때가 되어도 아무 스님도 오지 않자 몸소 문밖에 나가 스님을 불러들여 화장준비를 하라 하고 임종게를 읊었다. “금년에 65세인데 4대(四大)가 주인을 떠나려고 하네. 도는 본래부터 현묘하고 현묘하니 거기에는 부처도 조사도 없다. 머리도 깎지 말고 목욕도 시키지 말고 한 무더기 사나운 불길이면 천 만 번 만족하리.” 게송을 마친 스님은 장작더미에 단정히 앉아 불을 붙이게 했다.
중국 당나라 때 회양(懷讓)선사의 제5세 법손 원주 앙산 혜적(慧寂)선사의 법손인 진주 곽산 경통(景通)선사는 세상의 인연이 다할 무렵에 장작을 뜰에다 준비하고 여러 도반과 시주들에게 하직한 뒤 공양을 끝내고는 장작 있는 곳에 가서 제자들에게 말했다. “해가 한 낮이 되거든 와서 알리라.” 한 낮이 되자 손수 촛불을 들고 장작더미 위로 올라가서 삿갓을 벗어 머리 뒤에 원광(圓光)같이 하고 손에는 주장자를 들어 항마저(降魔杵)의 모습을 나타낸 채 불길 속에 서서 입적했다.
조선 순조 때 전남 해남 대둔사 일여(一如)스님은 25세 되던 해인1832년 금강산 만회암에 주석하면서, 암자 뒷편에 자리 잡은 관음봉에 올라 백일기도를 올리면서 “찬 화로에서 백일 안에 연기가 오르면 기도를 마치려니와 백일이 다 되어도 연기가 오르지 않으면 나의 이 육신을 불태워 부처님께 공양하리라”고 서원했다. 그러나 백일이 지나도 찬 화로에서 연기가 오르지 않자 스님은 만회암 앞마당에 장작을 쌓아 그 위에 올라 불을 붙였다. 도반인 백인스님이 일여스님을 말렸으나 그의 완고한 결심에 뒤로 물러설 수밖에 없었다. 결국 백인스님은 “의상스님께서도 금강산의 맑고 께끗한 대도량을 더럽힐까봐 이산에서 입적하지 못했다”며 일여스님이 죽어도 왕생극락하지 못한다고 설득했다. 일여스님은 백인스님의 충고를 받아들여 불 밖으로 나왔으나 이미 몸은 검게 그을린 후였다. 일여스님은 백인스님이 살인자로 누명을 쓰게 되자 ‘자신이 왕생극락을 하기위해 소신공양을 한 것’이라고 변론하고 그날 밤 입적했다.
베트남이 남북전쟁의 참화에 빠져있던 1963년 5월29일 73세의 틱쾅툭 스님은 군부지배자들의 민족주의 세력과 불교에 대한 탄압에 항거, 사이공 거리에서 소신공양을 했다. 이 사건에 대해 틱낫한스님은 마틴 루터 킹 목사에게 보낸 편지를 통해 “압제자들에게 경고를 함으로써 그들의 마음을 움직이게 하고 당시베트남 사람들이 겪고 있던 고통에 대해 전 세계인의 관심을 불러 일으키는데 있었다”고 했다.
소신공양의 예화를 들어보았지만, 이러한 수행은 쉽게 할 수 없는 것인데 여기 감로사 충담스님께서는 화중생련의 보살행을 감행하셨다.
우리들은 육근의 분별을 애탐하면서 사는 것을 행복이라고 생각한다. 육근이 애탐의 노예가 되어 제 참 마음이 현일체색신삼매에 들지 않더라도 행복이요 만족이라 생각하면서 살고 있다. 그러므로 이와 같은 생활을 하는 동안은 육경에 끄달려 물질적 분량에다 눈대중을 하면서 사는 것이므로 그 분별사량심에 조금만 차이가 나도 행·불행의 수렁에 빠져 생활하고, 삼독의 불길을 높이 질러놓는 것이다. 이것은 무명의 번뇌로, 아상의 편차인 것이다. 이와 같은 것에 얽매여 살면 바늘하나 버릴 수 없고 살점하나 바칠 수 없다. 아프고 쓰리고 고통의 연속이 육근에 일어나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것이다.
사신·소신이란 무엇인가. 생명의 희생이요, 마음의 헌공이다. 상대되는 모든 것을 초월하며 절대지상의 세계에서 빛을 투영하는 것이다. 내가 불이다. 내게 불이 붙었다. 내가 탄다. 내가 죽는다. 이러한 생각의 여지가 하나 없이 사라진 절대삼매에 들어간 것이다. 그러므로 약왕보살본사품에는 “스스로 소신하면 그 광명은 두루 80억 항하사 세계를 비춘다”고 하였다. 일체중생희견보살이 중생을 위하는 보살심으로 소신한다면 그 밝은 광명이 80억 항하사 세계를 환하게 비춘다고 하였으니 소신의 공덕은 이루 말할 수 없음을 말씀한 것이다. 그래도 보통사람이 감히 마음을 일으킬 수 없는 업과가 아닌가.
현대에 와서 가장 강한 것이 무엇인가. 물핵(物核)이다. 물핵의 핵이 반응하면 핵에너지를 발전시킨다. 이 핵력을 현대인은 선망하면서도 두려워한다. 과학적 선용으로 힘이 되기도 하지만 무기로 사용하면 지구의 멸망이 오기 때문이다. 소신의 힘은 무엇이기에 80억 항하 세계의 광명이라고 하는가. 그것은 심핵(心核)이기 때문이다. 심핵(心核)은 삼매(三昧)에서 나오고 물핵(物核)은 물리력인 열량이다. 지금까지 우리들인간은 단순운동력의 힘을 구하려고 노력하였다. 또한 이 에너지만 있으면 세계가 편하게 이롭게 살 수 있는 최고지상의 동력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갑자기 어떤 수행승이 화중연화(火中蓮華)의 입적을 하였다니 물리학으로 이해할 수 없는 생명학이 아닌가. 제 손등에 촛농이 떨어져도 뜨겁기 한이 없다. 그런데 제 몸에 기름을 끼얹고 장작더미 위에 꼿꼿하게 좌정하여 화염소신 한다는 것은 사자분신 삼매의 깊은 공부가 되지 않으면 불가능한 것이다.
종교의 세계는 상식을 초월한다. 아니 초월한다는 것이 아니라 종교의 본래 면목이 그러한 것이다. 그러나 인간은 종교세계를 흉내 내는 듯 믿고 있는 것이다. 참으로 믿는 것이다. 법화경, 열반경, 금강명경, 금강경 등에 있는 소신, 사신의 법문은 삼매에 들면 심핵(心核)의 광명이 나오는 것을 여실히 증명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제가 도달하지 못하거나 경험하지 못한 것이라 하며 부처님의 경설을 비방하거나 아니라고 하는 것은 우리들이 물핵중심(物核中心)으로 사는 아상의 노예임을 직시하여야 하고, 절감하여야 한다.
가평 감로암에서 소신공양으로 열반하신지 10주년이 되는 이날 이와 같은 법회를 베품으로 충담스님의 원력이 시방세계, 한국사회에 새로운 원력과 희망을 점지하는 화염광삼매로 화현하였으니, 이를 승계하는 불자가 되어야만 될 것이다. 그리고 우리들도 심핵삼매(心核三昧)의 위력을 마주하는 믿음의 발생자가 되어야 남북통일의 일원자가 되고, 부처님의 정법 실현자가 될 것이다.